버스가 아직도 오지 않고 있나 봅니다.
그/녀는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이런걸 상상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눈을 한번. 감았다 뜨면,
원하는 곳에 닿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순간 조용히,
공기 속으로
빛 속으로
바람 속으로
소음 속으로
사라져버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늘 상상하곤 했을 것입니다.
아침마다 힘들게 눈을 뜨고,
샤워를 하고,
옷을 입고,
먹기 싫은 밥을 억지로 씹어 넘기고 나서는,
매일 같은 풍경들을 지나 직장으로,
혹은 집으로 향하면서
이 지긋지긋한 일상 속에서 손쉽게 빠져나갈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혹은,
침대보의 반복적인 무늬로,
샤워기에서 떨어져 내리는 물방울 속으로,
모조리 소화되어버릴 음식으로,
길거리의 속도 속으로, 소음 속으로,
눈부신 빛으로, 스쳐가는 바람으로,
낱낱이 분해되고 분해되어
한 톨의 가루조차 남지 않도록
이 머뭇거리는 육체의 물질성을
증발시켜 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하고 말이죠.
그/녀는 눈을 깜빡 감아 봅니다.
순간,가벼운 바람을 타고
도시의 소음을 가로질러
분주한 사람들의 무리를 뒤로하고
그/녀의 등은 더 이상 보이지 않습니다.
이 정류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어쨌든 지금 그/녀는
여기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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